백 마디 말보다 따뜻한 밥 한 끼가 위로될 때가 있다. 힘들 때, 외로울 때, 누군가가 그리울 때. 인생의 고단함을 녹이고 마음을 데워준 특별한 한 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엄마의 밥상부터 진짜 맛을 찾아 깊은 오지로 들어간 자연인 셰프의 밥상까지. 마음의 허기를 든든히 채워준 내 인생의 한 끼를 만나본다.

내 인생의 한 끼 1부. 울 엄마 밥상

[사진제공=EBS1 '한국기행]
[사진제공=EBS1 '한국기행]

전라남도 고흥, 강아지 짖는 소리가 마당을 가득 메운 시골집. 꼬부라진 허리에 다 헤진 슬리퍼로 흙밭을 오가는 배일엽 할머니는 올해로 98세다.

지팡이 없이는 편히 움직이지도 못하는 할머니지만, 밭일하는 순간만큼은 어느 청년보다 날쌔다. 그런 할머니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 막내딸, 정진씨는 오롯이 엄마를 위해 시골로 내려왔다.

한평생 일만 하며 10남매를 키운 엄마. 이제는 엄마가 유유자적하게, 노년을 보냈으면 하는 정진씨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맛난 음식을 한번이라도 더 먹여주고 싶다는 바램으로 엄마와의 여행을 시작했다.

그렇게 여행을 시작한지 2년째 되던 해. 담석증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할머니 곁에 남기 위해 정진씨는 모든 것을 팽개치고 엄마의 곁에 남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곁에 남은 딸을 보며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한 일엽 할머니. 입으로는 티격태격하는 모녀지만 마주잡은 서로의 손은 놓지 않는다.

[사진제공=EBS1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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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 내리는 오후. 모녀는 서로를 위한 한끼를 준비한다. 엄마를 위한 든든한 보양식이 되는 녹두낙지죽은 일엽 할머니의 기력을 든든히 보충해주는 보양식. 딸을 위한 가오리찜은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바쁘던 엄마가 명절이면 꼬박꼬박 해주던 음식.

서로의 인생의 한 끼를 서로를 마주보며 먹는 모녀. 두 사람의 소망은 오래도록 이 밥상을 함께하는 것이다.

EBS1 한국기행 [ 내 인생의 한 끼 1부. 울 엄마 밥상 ] 편은 오늘(16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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