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이라는 용어는 중국의 '주례(周禮)'에 처음으로 등장하며 동양에서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의미로는 곡물(穀物)을 총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낙랑 때의 ‘점제현신사비’에서 처음으로 '오곡'이란 용어가 발견되었다. 현재 '우리말큰사전'에 의하면 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 즉 쌀, 보리, 조, 콩, 기장이나 또는 곡식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되어 있다. 오곡의 구성은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시대나 지역에 의하여 종류나 순서가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오곡밥의 재료로 쓰이며 찹쌀, 팥, 수수, 차조(또는 기장), 콩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다섯 가지 이상의 잡곡을 섞어 오곡밥을 지어먹으며 한 해의 액운을 쫓고 가정의 행복을 기원했다고 한다. 지역마다 계층마다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했는데 민간에서는 곡식을 넣었지만 재력이 있는 집에서는 밤, 대추, 곶감, 꿀을 넣기도 했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오곡’에는 각종 비타민, 식이섬유, 미네랄 등의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중 팥은 이뇨 작용이 뛰어나 잘 붓는 사람에게 좋고, 식이섬유와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몸속 나트륨을 분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주어 만성신장염과 고혈압에 효과적이다. 콩은 비타민과 철분뿐만 아니라 이소플라본이라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어 유사한 작용을 하며, 우울증, 골다공증, 갱년기 증상을 환화시켜주고 심장병과 고혈압의 위험을 낮춰준다. 차조는 쌀에서 부족한 식이섬유와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이뇨작용으로 소변 배출을 돕고 대장을 튼튼히 해준다. 수수는 프로안토시아니딘이 많아 방광의 면역기능 증진과 항바이러스 효과로 감기 등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 타닌과 페놀이 항산화 작용을 일으킨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해 소화기관의 부담을 줄여서 노약자가 음식을 섭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곡밥을 찰곡식만 가지고 지으려면 찹쌀, 찰수수, 찰기장, 검은콩, 붉은팥 등 다섯 가지 곡식을 시루에 쪄낸다. 솥에 지으려면 멥쌀 분량을 찹쌀, 찰수수, 차좁쌀을 합한 분량만큼 섞어서 짓는다. 곡식은 섞어서 씻지 않고 모두 각각 씻으며, 멥쌀과 찹쌀은 각각 불려놓고 붉은팥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삶아낸다. 무쇠솥에 지을 때 우선 콩을 깔고 위에 멥쌀을 반만 놓고 그 위에 팥과 찰수수, 찹쌀을 안치고 밥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좁쌀을 위에 얹어 뜸을 오래 들인다. 콩과 팥을 넣을 경우 소금을 조금 넣으면 맛이 더 좋다.

오곡을 구매할 때에는 이물질이 섞여 있지 않고 입자가 부서지지 않은 낟알이 고르며 가루가 많지 않은 것을 고른다. 너무 마르거나 습기가 있으며 색이 어두운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벌레 먹기가 쉽기 때문에 소량 구입을 권장하며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밀봉하거나 포장을 개봉하지 않아도 벌레가 생길 수 있으므로 냉장보관이 안전하다. 오래된 잡곡은 가끔 햇볕을 쪼여 주어서 건조하게 보관한다. 조리 전에는 벌레 먹은 것 또는 잡티를 골라낸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이용한다.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오곡밥과 함께 먹는 나물 반찬은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조선 세시풍속서 '동국세시기'에는 박, 버섯, 콩, 순무, 무잎, 오이꼭지, 가지껍질과 같은 각종 채소를 말려둔 것을 묵은 나물이라 하며 정월 대보름에 삶아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설명해 놓았다. 나물 반찬으로는 산에서 채취하는 나물뿐만 아니라 채소를 말린 것도 쓰고,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포함시키기도 하며 바닷가에서는 해초를 함께 섞기도 한다.

 

▲ 영양성분 - 오곡연잎밥 (1인분).
▲ 영양성분 - 오곡연잎밥 (1인분).

 

오곡연잎밥 재료

(2인분)
▶주재료 : 찹쌀(1컵), 멥쌀(1컵), 검은콩(¼컵), 팥(⅓컵), 수수(¼컵), 차조(¼컵), 연잎(2장), 깐 밤(3알)
▶부재료 : 소금(⅓t)

 

오곡연잎밥 만드는 법

찹쌀, 멥쌀은 잠길 정도의 물을 부어 30분 이상 불리고, 검은콩, 팥은 각각 물을 넉넉히 부어 반나절 이상 불린다.

냄비에 불린 팥과 잠길 정도의 물을 넣어 끓어오르면 물만 따라 버리고 체에 밭친다.

전기밥솥에 연잎을 제외한 재료를 넣고 재료(⅔분량)의 물과 소금(⅓t)을 넣어 취사 버튼을 누른다.

밥이 완성되면 주걱으로 살살 섞은 뒤 연잎 위에 올려 감싸고 김 오른 찜기에 20분간 찐다.

남은 밥은 주먹밥을 만들어 곁들인다.

 

오곡연잎밥 레시피 Tip!

- 검은콩 대신 보리나 다른 곡물을 넣어도 된다.
- 밥솥에 연잎을 깔고 밥을 지으면 따로 찌지 않아도 된다.

제공=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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